30일의 여정이면 더욱 좋을 책 『묵상의
여정』
늘 책을 가까이에 두고 있지만, 대부분 기웃기웃할 뿐 끝까지 완독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완독을 한다고 해도 언젠가부터는 메모조차 하게
되어 책들은 그저 느낌과 이미지 정도로만 남곤 한다. 그러던 중에 거칠더라도 느낌을 정리해보고픈 책을 만났다. 지인이 읽어보라며 빌려줘서 처음
접하게 됐고, 심지어 저자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하드커버의 책은 일반적인 신앙서적에 비해 다소 두께가 있는 편이었고, 서문에서부터
풍기는 무게감이 아, 이 책은 하루이틀에 읽을 책이 아니구나. 하는 느낌을 주었다. 결국 구매를 했고, 마침 전체가 30장으로 되어 있어서
QT를 하듯(?) 매일 한두 장씩 읽어나갔다.
#. 꼭꼭 씹을수록 좋다.
이 책은 꼭꼭 씹을수록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책이다. 밑줄을 치다 못해 메모까지 남기게 된다.
더 고급진 비유를 하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이 책은 콘의 마지막 끝까지 아이스크림이 진하게 꾹꾹 담겨 있는 러시아 콘 아이스크림
같다.담겨 있는 아이스크림의 유지방도 상당히 진하다. 읽는 내내 2~3권으로 분권해도 됐겠다. 고 생각했다. 그만큼 내용이 알차다.
"묵상의 여정"이라는 제목은 이 책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곳곳에 비유를 쓰지만, 돌려 말하지 않는다. 제목을 통해 짐작할 수
있듯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는 말씀 을 읽어야 한다는 것, 단순히 읽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묵상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식상할 수조차 있는 이 익숙한 메시지를 역시나 낯익은 비유인 여정 으로 구성으로 전달한다.그렇지만 담아내는 내용들은 전혀 식상하지
않다.
#. 세계관을 점검할 수 있다.
모태신앙은 아니지만 30년가까이 교회를 다녀왔으니뼛속까지 크리스찬일 법도 한데, 어른이 되어가면 갈수록내 삶에서, 신앙생활에서,
사회생활에서 답답함은커져만 갔다. 요즘 말로 하자면 그야말로 "고답이" 상태.신앙서적들을 읽으면서도 일부분은답을 얻는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많은 부분들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고 해야 할까.
이런 내게 이 책은일명 "사이다"였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방식의 사이다는 아니었지만, 현재 내가 크리스찬들 사이에서조차 느끼던
혼란들과 하나님을 향한억울함 등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에 알게 되었기 때문에 시원함을 기준으로 한다면 충분히 "사이다"이다.
감성에 호소하며 눈물을 쏟게 하지도 않고, "독사의 자식들아" 호통을 치지도 않는다. 독자들에게 이래라저래라 말하지도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30장 전체에 걸쳐 한결같이 차분하고 담담하게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고 조곤조곤 이야기할 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문장문장마다에서
멈춰서게 된다.
30개의 모든 장이 거의 동일한 무게를 가지고 있지만 2017년 1~2월에는 7장. 묵상 여정의 장: 광야(1) -혼돈과 더불어 사는
삶 이 두고두고 남는다. 그 중에서도 우리 시대의 신화 라는 소챕터가 그랬다.
그들은 왕의
자녀인 우리가 왕자와 공주같이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께는 모든 것이 풍족한 창고가 있어서 우리가 달라고 하면 주신다고 믿는다.
게다가 좋으신 하나님 아닌가? 그러니 어찌 자식들이 고난당하기를 바라시겠는가? 그저 더 열심히 기도하고 더 확실히 믿기만 하면 된다. 된다고
믿으면 된다. 선물 배달이 늦어진 건 내게 잘못이 있다는 뜻이다. 숨겨진 죄 때문일 수도 있고 기도가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성공의
열쇠는 간단하다. "좀 더 열심을 내라!" 우리가 할 수 있다고 한다면 할 수 있음을 명심하라고 가르치며 세미나를 열고 책을 쓰는 이런 사이비
신앙 전문가들 이 환호를 받으며 활동하고 있다. 그들에게 선교사님의 죽음은 기도가 부족했거나 우리의 열심이 하나님의 마음을 감동시키기에는
충분하지 못했기에 찾아온 것이다. pp.107~108 묵상은 하나님이
하나님 되시게 하고 인간이 인간의 자리를자리를 잘 지키게 하는 일이다. p.109
#. 저자의 목사이자 학자, 작가로서의 내공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딱딱하게 신학만을 들이밀지도, 감정에 호소하는 간증만을 내세우지도, 우리들만의 전문용어로 도배하지도 않아서 좋았다. 참고문헌만 봐도
짐작할 수 있듯 이 책에는 C.S.루이스나 도널드 맥컬로우 같은 신학자뿐만 아니라 안도현, 나희덕, 김수영 같은 시인 그리고 지그문트 바우만
같은 현대철학자까지 등등다양한 분야가 담겨있다. 다양한 분야의책을 참고했다는 것은 저자의 시각이 그만큼 덜 편향적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그가 얼마나 다독가인가가 느껴지기도 하는데, 머리말만 읽어도 그 문장에서 느껴지는 내공으로 충분히 알 수 있다.
더 좋은 것은 이 내공이 단순히 머리에서만이 아닌 그의 삶 속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청년과 중년 사이를 지나고 있는 저자이지만,
내가 이렇게 힘들었다 는 내용은 전혀 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풀어내는 중간중간마다 어쩌면 그의 삶에는 또래보다 짙은
나이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짐작을 하게 한다.
"다시 성경으로"가 아니라 "결국말씀으로"다. 말씀 묵상을시작해야겠다.성경을 한 번도 읽어보지 않았던 것처럼 새롭게,올해에는 묵상의 여정을 떠나봐야겠다.
오랜 묵상생활로 일궈낸 성경 묵상에 관한 인문·신학적 에세이
30년간 치열하게 묵상생활을 해온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축적된 신학 및 인문학적 관점을 토대로 묵상에 대한 깊고 넓은 이해를 담은 책. 이 책은 QT라는 이름의 성경읽기 방식을 포함하여 성경적이면서도 전통적으로 하나님의 교회에 전승된 다양한 성경읽기와 그 중요성, 그리고 묵상의 신학적인 토대를 다루었다. 무엇보다, 묵상의 주제들을 엄격한 학문적인 방식이 아닌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 본 책으로서, 묵상뿐 아니라 기독교 영성 전반을 다룬 영성신학 도서로도 손색이 없다.
머리말
프롤로그
1부 묵상 여정으로의 초대
1장 나를 찾아오신 하나님의 먼 여행
2장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
3장 낯섦을 회복하는 여정
2부 묵상 여정의 준비
4장 묵상 여정의 길잡이-성경
5장 묵상 여정의 동반자(1)-공동체
6장 묵상 여정의 동반자(2)-성령
7장 묵상 여정의 장: 광야(1)-혼돈과 더불어 사는 삶
8장 묵상 여정의 장: 광야(2)
9장 묵상 여정의 기술-기도
10장 묵상 여정의 모체(1)-몸으로의 묵상
11장 묵상 여정의 모체(2)-온 몸으로의 묵상
3부 묵상 여정의 성격
12장 묵상 여정의 기쁨(1)-묵상을 즐김과 묵상의 즐거움
13장 묵상 여정의 기쁨(2)-불행 속의 행복, 시련 속의 기쁨 찾기
14장 묵상 여정의 기쁨(3)-놀이로서의 묵상
15장 묵상 여정의 장애물(1)-우리 밖의 장애물들
16장 묵상 여정의 장애물(2)-우리 안의 장애물들
17장 묵상 여정의 서사
18장 묵상 여정의 속도(1)-느긋하게 걷기를 권함
19장 묵상 여정의 속도(2)-느긋하게 읽기를 권함
20장 묵상 여정의 속도(3)-고독하기를 권함
21장 묵상 여정의 신비-경이와 감탄을 위한 모험
22장 묵상 여정의 목표-사랑의 사람
4부 묵상 여정의 신학
23장 묵상 여정의 신학(1)-말씀 그리고 구원과 하나님 나라
24장 묵상 여정의 신학(2)-말씀 그리고 창조
25장 묵상 여정의 신학(3)-말씀 그리고 안식일과 만나
26장 묵상 여정의 신학(4)-말씀 그리고 하나님의 거처
27장 묵상 여정의 신학(5)-말씀 그리고 그 땅의 삶의 원리
28장 묵상 여정의 신학(6)-말씀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과
영광스런 사람
29장 묵상 여정의 신학(7)-말씀 그리고 하나님의 목소리
30장 묵상 여정의 신학(8)-말씀 그리고 ‘지혜’
에필로그 _ 여정으로서의 신앙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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